보통 잘때 주로 듣곤 하는 슈게이징(Shoegazing) 장르의 밴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 본다.

 

슈게이징 장르는 1980년대 후반 영국에서 나온 네오 사이키델릭의 서브 장르 정도로 보는 것 같은데, 아무튼 My Bloody Valentine으로 대표 되는 장르이다.

 

 

슈게이징 하면 자동 반사로 이 밴드의 이 노래가 나오게 된다.

 

 

굳이 음악적인 특징을 들자면 큰 볼륨으로 연주하는 디스토션 한가득 먹인 왜곡된 기타 사운드와 그에 가려진(obscured) 보컬 소리의 미묘한 조화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어쨌든 꽤나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몽환적이라는 면에서 Dream Pop과 비슷한데, 이쪽은 조금 더 Electronic 기반이라면 슈게이징은 밴드 기반이라고 할 수 있을까. Noise Rock과도 비슷하게 들릴 수 있는데, Noise Rock쪽이 조금 더 시끄럽다.


뭐, 사실상 이들간의 장르 구분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슈게이징(Shoegazing)이라는 명칭은 단어 그대로 신발을 바라보는, 즉 연주하면서 계속 아래를 내려다 보는 모습에 기인하여 나온 말이다. 실제로는 슈게이징 밴드는 연주하면서 이펙트를 엄청나게 밟아대기 때문에 계속 아래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대부분의 락 장르는 Alternative로 퉁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밴드가 딱 무슨 장르고 뭐고 가리기가 힘들다.

나 역시 누가 봐도 슈게이징 밴드인 경우 말고도 음악 느낌이 슈게이징 비스무리하면  죄다 슈게이징으로 그룹 지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듣고 있다.

 

슈게이징 장르에 관심이 간다면 아래 추천 앨범들을 살펴보고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pitchfork.com/features/lists-and-guides/9966-the-50-best-shoegaze-albums-of-all-time/?page=1

The 50 Best Shoegaze Albums of All Time

From Slowdive to Blonde Redhead—and yes, My Bloody Valentine—these are the records that rise above

pitchfork.com

 

 

 

 

 

 

 

내가 듣는 밴드들 중에 My Bloody Valentine이나 Slowdive 같이 슈게이징의 대명사 같은 유명 밴드들 말고 비교적 잘 안알려진, 슈게이징 밴드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슈게이징스러운 몇몇 밴드를 소개해 보겠다.

 

 

 

 

 

 

 

 

Plant Cell
일본의 6인조 슈게이징 밴드다. 일본의 밴드 음악은 상당히 저변이 넓어 아주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이 활동하는데, 이 Plant Cell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가장 전형적인 슈게이징 사운드를 연주한다.

 

2015년에 결성하여 Soundcloud에 작업물을 올리며 활동 시작, Slowdive 헌정 앨범에 일본인 밴드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전력도 있다.

내가 이 밴드를 처음 듣게 된 것은 뭐 들을 것 없나 하고 bandcamp를 뒤적이다 Slowdive 헌정 앨범을 발견하면서인데, 그 앨범에서 Plant Cell의 Shine을 듣고는 바로 구매를 해버렸더랬다.

 

전형적인 슈게이징 밴드인 만큼, 귀에 착착 달라붙기 때문에 이 장르 입문자라면 한번 들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이 노래가 수록된 Flowergaze는 명반이다.

 

 

 

 

 

 

 

 

 

exlovers

5인조 영국 밴드로 2008년에 결성한 후, 2012년에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 Moth를 내고 투어를 조금 다니다가 이후로 소식을 전혀 알 수 없는 밴드가 되겠다.

슈게이징이라기 보다는 드림 팝 밴드라 할 수 있겠는데, 어쨌든 비슷한 감성이니 같이 듣고 있다.

몽환적이면서도 경쾌한 멜로디 훅이 돋보이는 노래들을 선보이는데. 아주 easy-listening이 가능하니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앨범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애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에서 이 밴드를 찾을 수 없다는 것. 당시 우연찮게 앨범 음원을 구한게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앨범 통틀어 빠지는 노래가 한곡도 없다.

 

 

 

 

 

 

 

 

The History of Apple Pie

영국의 5인조 그룹. 2010년에 결성하여 두장의 앨범을 내고 2015년에 해체했다.
위키에서 표시한 것 처럼 슈게이징스럽고 드림팝같기도 하며 노이즈락한 느낌의 음악을 한다. 특히 첫번째 앨범인 Out of View에서 이런 면모를 흠씬 느낄 수 있으니 한번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슈게이징스러운 목소리를 내는 보컬 Stepanie Min은 아시안계로 보인다.

 

 

 

 

 

 

 

 

 

 

For Tracy Hyde

2012년에 시작한 일본의 5인조 슈게이징 밴드.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싱어송라이터 LSC(러블리 섬머쨩)가 보컬로 활동했었으나 2015년에 탈퇴하고 새로운 보컬인 eureka가 합류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주 맑은 톤의 보컬이 선명하게 들려 다른 슈게이징 밴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현재까지 3장의 앨범을 냈는데, 특히 2집 he(r)art 앨범은 필히 들어보길 권한다.

 

보컬 eureka의 목소리가 정말 맑다.

 

 

 

 

 

 

 

 

 

死んだ僕の彼女 (My Dead Girlfriend)

2005년에 결성한 5인조 슈게이징 밴드. 여지껏 멤버 교체 없이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밴드의 앨범은 2015년에 발매한 hades만 들어봤는데, 남녀 트윈보컬을 비롯하여 전형적인 일본식(?) 슈게이징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만큼 듣기 쉽고 좋다는 소리.

 

 

슈게이징을 처음 듣더라도 이 곡을 들으면 딱 감이 온다.

 

 

 

 

 

 

 

 

 

 

Vidulgi OoyoO

끝으로 국내 밴드를 소개해 본다. 비둘기 우유는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한국의 아마도 거의 유일한 슈게이징 밴드가 되겠다.

2003년 결성하여 멤버가 몇번 바뀌긴 했지만 아무튼 4인조 체제로 꾸준히 활동 중인 밴드다. 최근 3년여간은 활동이 없는 것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 2008년에 나온 비둘기 우유의 첫번째 정규 앨범 Aero는 한국 락 음반의 명반으로 꼽고 싶을 정도. 애플 뮤직, 멜론 등등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으니 필청을 권한다.

 

2010년 경에 지금은 없어진 이대 앞 빵에서 이들의 라이브를 직접 봤었는데, 참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관객이 없어서 오히려 더 사운드가 꽉 차게 느껴졌던 그때의 감성이 그립다.

 

추억의 FF. 안가본지 5년은 된 것 같다.